호주 워킹홀리데이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것 중 하나가 바로 ‘이동 수단’입니다. 특히 퍼스(Perth)에 살고 있다면 이 고민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조건으로 다가옵니다. 시드니나 멜버른, 브리즈번과 같은 동부 대도시들은 촘촘하게 구성된 대중교통망 덕분에 차량 없이도 생활이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퍼스는 다릅니다.
퍼스는 도시 자체가 넓고,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버스나 전철이 있긴 하지만, 그나마 있는 노선도 제한적이며 배차 간격이 길고 늦은 밤이나 이른 새벽에는 운행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차로 10분이면 갈 거리를 대중교통으로는 1시간 이상 걸리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특히 퍼스 시티 외곽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면, ‘차가 없다 = 발이 묶인다’는 말이 절대 과장이 아닙니다.
또한, 직업의 특성에 따라서 차량이 꼭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건설현장, 공장 근무, 농장일, 저녁 혹은 야간교대 근무자들은 근무지가 외곽에 위치해 있는 경우가 많아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이 거의 불가능하거나 매우 비효율적입니다. 자가용이 없으면 아예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개인적으로 지역이나 직종에 상관없이 워킹홀리데이로 호주에 온 모든 분들에게 중고차 구매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초기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지출이지만, 차량을 통해 이동의 자유를 얻고 더 많은 기회를 누릴 수 있게 됩니다.
1️⃣ 중고차 구매 플랫폼별 비교 – 어디서 어떻게 사야 할까?
호주에서 중고차를 구매할 수 있는 경로는 다양합니다. 대표적인 플랫폼을 소개하고 각각의 장단점을 정리해드리겠습니다.
1) 한인 커뮤니티 (예: 썬브리즈번, 퍼참 등)
한국인들과 거래하니 언어 장벽 걱정도 없고, 외국인들보다 차를 더 깔끔하게 관리한 경우가 많아요.
- ✅ 장점: 한국어로 소통 가능, 빠른 답변, 문화적 친숙함
- ❌ 단점: 가격이 시세보다 높게 책정된 경우 많고, 불합리한 조건도 일부 존재
2) CarSales (카세일즈)
호주에서 가장 유명한 차량 거래 플랫폼! 검색 필터가 다양해서 원하는 차를 찾기 좋고, 비교적 신뢰도도 높은 편이에요.
- ✅ 장점: 상세 검색 기능 우수, 차량 정보가 정리되어 있음, 비교적 정확한 시세
- ❌ 단점: 딜러 매물이 많아 가격이 높고, 외곽 지역 매물은 접근이 어려울 수 있음
3) Gumtree (검트리)
호주의 중고나라 느낌! 개인 매물이 많아서 가격 협상 여지가 있고, 의외로 가성비 좋은 차도 많아요.
- ✅ 장점: 가격대 다양, 협상 가능성 높음
- ❌ 단점: 사기나 고장 차량 주의, 검증 어려움
4) Facebook Marketplace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
요즘 가장 핫한 개인 거래 플랫폼! 메신저로 바로 연락 가능해서 빠르게 거래 성사되지만, 직거래이기 때문에 꼼꼼히 확인 필수!
- ✅ 장점: 실시간 소통 가능, 지역 기반 매물 확인 쉬움
- ❌ 단점: 허위 매물, 정보 부족 등 위험 존재
5) 중고차 매매단지 (딜러샵)
믿고 사는 안정성을 원한다면 여기! 정비된 차량이나 워런티(보증)가 있는 경우도 있어요.
- ✅ 장점: 차량 상태 확인 쉬움, 등록 및 서류 처리 편리
- ❌ 단점: 가격이 비싼 편, 강매나 비양심 딜러 조심
2️⃣ 중고차 구매 요령 – 어떤 차를 골라야 할까?
차량을 고를 때는 아래 세 가지 항목을 특히 꼼꼼히 따져야 합니다.
① 브랜드
호주에서 인기 있고 유지비가 적은 브랜드는 Toyota, Hyundai, Honda 등이 있습니다. 특히 Toyota는 내구성이 좋고 수리 부품이 잘 구해지며 리세일 가치도 높습니다. 유럽 브랜드(예: BMW, Audi)는 초기 가격 대비 수리비가 많이 들 수 있어 워홀러에게는 비추천입니다.
② 연식 & 키로수
호주에선 주행거리(km)가 가장 중요합니다.
- 연식보다 키로수가 적은 차가 더 좋습니다.
예) 2008년식 180,000km > 2013년식 300,000km
보통 1년에 15,000~20,000km가 평균입니다. - 연식은 최소한 2008년 이후, 키로수는 250,000km 이하를 추천합니다.
③ 가격
보통 워홀러가 구매하는 차량의 가격대는 $2,500 ~ $7,000 사이입니다.
- $3,000 이하 차량은 고장이 잦을 수 있으니 인스펙션 필수
- $5,000~$6,000대는 가장 추천하는 가격대 (사실, 퍼스는 동부의 다른 도시들보다 중고차 가격대가 높습니다. 최소 $8,000 이상은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 차량 이전비용, 보험료, 등록비(REGO), 정비 비용까지 고려해야 예산을 계획할 수 있습니다.
3️⃣ 인스펙션 방법 – 고장차를 피하는 유일한 방법
차를 실제로 보기 전에 반드시 인스펙션(inspection)을 해야 합니다. 다음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① 메카닉(Mobile Mechanic) 동행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 비용: 보통 $100~$150(거리와 시간에 따라 다름)
- 현장에서 차량 상태를 진단하고, 사고 이력, 오일 누유, 브레이크 상태 등까지 체크해줍니다.
- 고장이 많거나 수리비가 많이 드는 차는 피할 수 있습니다.
② 셀프 인스펙션 (유튜브 & 블로그로 독학)
예산이 부족하거나 경험이 있는 경우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 엔진룸, 냉각수, 엔진오일, 타이어 마모, 브레이크 소리, 서스펜션 확인
- 아래와 같은 키워드로 유튜브에서 검색하면 도움되는 영상 많습니다:
- 중고차 구매요령
- "Things to check before buying a car"
✔ TIP: 1) 가능하다면 동일 차량을 여러 대 시세 비교
2) 인스펙션은 낮 시간대에
3) 가격이 비싸더라도 되팔때를 생각해서 Toyota나 Honda 강력 추천!
✅ 중고차 인스펙션 체크리스트
🔧 기본 상태 확인
- 외관(차체): 사고 흔적, 녹, 긁힘, 찌그러짐 있는지 확인
- 타이어: 마모 상태 확인 (4개 모두 균일한지), 교체 시기 확인
- 라이트/램프: 전조등, 방향등, 브레이크등, 비상등 모두 작동 여부 확인
- 와이퍼 작동: 유리 닦임 상태와 물 분사 작동 확인
- 문 및 트렁크: 열고 닫힘 원활한지, 열쇠 또는 리모컨 정상 작동 여부
🛠 엔진룸 점검
- 엔진오일: 게이지 뽑아서 오일 색(검은색이면 교체 필요), 양 확인
- 냉각수(Coolant): 라디에이터와 냉각수 탱크에 충분한지, 누수 흔적 없는지
- 브레이크오일: 탱크 안 오일 양과 색상 확인
- 배터리 상태: 터미널 부식 여부, 배터리 제조일자 확인 (2~3년 이상이면 교체 고려)
- 오일 누유: 엔진 밑바닥과 주변 오일 자국 확인
🌀 주행 테스트 (Test Drive)
- 시동: 한 번에 잘 걸리는지 확인 (덜덜거림, 이상 소리 없는지)
- 엔진 소리: 아이들링 시 조용한지, 급가속 시 떨림이나 큰 소리 없는지
- 변속기 상태: 자동/수동 변속 부드럽게 작동하는지
- 브레이크 작동: 밀리거나 잡음 없이 잘 작동하는지
- 서스펜션: 과속방지턱 넘을 때 통통 튀는 느낌이나 이상 진동 없는지
- 핸들: 회전 시 무겁지 않고 잡음 없는지
📄 서류 및 이력 확인
- REGO (등록 상태): 유효한지, 남은 기간 확인
- PPSR Report: 사고 이력, 침수, 금융 채무(미납금융) 확인 가능
- 서비스 히스토리: 정기 점검 기록 있는지, 마지막 교체 내역 확인
🧼 기타 확인 사항
- 에어컨/히터: 정상 작동하는지
- 오디오/블루투스: 연결 및 스피커 이상 여부 확인
- 유리 및 창문: 깨짐, 금 있음 여부, 자동 창문 작동 상태
- 시트 상태: 찢어짐, 얼룩 여부, 조절 작동 여부